유리상자 아트스타 선정작가전 : 모여라 꿈동산
정종구, 전시기획담당
작가의 제안은 6개의 다리를 지닌 특별한 고양이 인형으로부터 시작합니다. 마땅히 있어야할 앞다리 두개가 없이 태연히 앉아있는 고양이의 사진을 우연히 접하면서, 작가는 남들과 다르다는 것이 숨기거나 불안해할 일이 아니라, 자신 그대로의 담담한 삶이며 오히려 새롭고 재미있는 삶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미술가로서 작가는 그 고양이에게 특별함을 부여하고자 4개의 다리를 추가한 6족 봉제고양이인형을 제작하였고, 이들에게 자신의 어릴적 애칭인 ‘호야호야’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이는 결여된 상태를 특별하게 여기고 새로운 사건의 계기로 삼으려는 작가의 의지를 캐릭터로 형상화한 것입니다.이 전시의 설계는 7미터 높이의 천정과 사방이 유리로 구성된 전시 공간에 높이5미터 폭3미터 크기의 거대한 투명비닐 광고풍선과 그 풍선의 안팎으로 가득히 설치한 흑색과 백색의 ‘호야호야’ 고양이인형 무리가 기본적으로 설정됩니다. 큰 광고풍선은 만화 속에 등장하는 고양이 캐릭터 인형처럼 단순하지만 거대한 형상에 어울리는 위엄을 갖추었습니다. 그 내부와 주변의 400여마리 6족 고양이들이 이 광고풍선을 향하여 몰려들 듯이 혹은 풍선을 지지하며 구축해가는 형상이 이번 전시의 주된 이미지입니다. 작가에 의하면 각각의 6족 고양이들은 작가가 고양이에게 부여한 관계 의미처럼 대화와 소통의 만남으로 특별해진 개별 시공간 단위의 경험체입니다. 이들 경험이 쌓이면서 좀 더 온전해지는 인간 존재처럼, 거대한 광고풍선의 입체적 외형이 점점 부풀어 올라 위엄 있는 형태를 갖춰가는 반복 동작이 작가의 믿음 프로세스일 것입니다.유리상자 안에 펼쳐진 ‘모여라 꿈동산’은 좌절하고 다시 회복하기를 반복하는 자신의 내적 성찰 과정을 ‘관계’라는 현실 태도에 대응시키는 표현이며, 치유와 성장을 지향하는 우리 자신의 거울보기입니다. 작가가 다루려는 것은 경쟁과 성공에 의해 가려지거나 밀려났던 개별체와 환경 사이에 작용하는 ‘관계’의 가치에 관한 것이며, 꿈을 향하는 인간 삶의 역사에 관한 감성적 기억들입니다. 자신의 현실을 바라보는 태도와 주변과의 관계 짓기를 되돌아보게 하는 이번 유리상자는 자신의 미래가 펼쳐질 세계와 소통하려는 예술의 인간적 성찰을 스미듯 떠올리게 합니다.